1 · 사건 경위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 외벽 인근의 공동 사유지에는 백 년이 넘도록 이 골목을 지켜온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보호수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마을의 풍경을 이루어 온 소중한 나무였습니다.
지난 4월 22일, 인근 주택의 CCTV 영상에는 조경업체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은행나무 밑동 부근에 드릴로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주입구로 보이는 물체를 끼운 뒤 액체를 주입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이후 주민들이 경찰과 함께 환기미술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미술관 측은 은행나무에 제초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입하는 작업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후 나무는 한창 푸르러야 할 시기에 잎을 대량으로 떨구고, 수관 곳곳이 누렇게 변하는 등 급격한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술관 측은 나무 뿌리가 담벼락을 훼손할 우려를 언급했습니다. 다만 주민이 종로구청 녹지과 담당자에게 구두로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안전진단에서 이 나무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아 제거가 불가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은행나무는 49인이 공동 소유한 도로 부지 위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소유주들과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절차 없이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액체를 주입한 행위가 나무에 큰 피해를 준 행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이 일이 나무 한 그루의 문제를 넘어, 오랜 시간 마을의 풍경을 함께 이루어 온 생명과 공동체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 · 주민 요구사항
예술과 문화의 공간인 미술관이 백 년이 넘은 생명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낍니다. 환기미술관이 지역 공동체와 공존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나무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지금 즉시 행동해 주십시오.
2026년 5월 23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주민 일동

